아름다운 말들

[스크랩] 당신

몽땅아트 2005. 4. 2. 15:13
 
        당신...



        당신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도시의 길 모퉁이에서
        몸부림으로 일어서는 바람처럼..

        미처 다 떠나 보내지 못하고
        한 자락 눈물처럼 남은
        당신에 대한 감정까지
        모두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빈 커피잔처럼
        냉랭한 가슴뿐이었어도..

        마음 한구석에
        작게나마 틈을 비워
        당신께서 오시는 날,
        당신을 밖에 세워 두기 싫어서였습니다..

        제 모든 것이
        오직 당신이고 싶어 당신에게로만 걸어 가
        외길 사랑 줄기를 세워
        당신의 문을 제일 먼저 열고 싶었습니다..

        오랜 방황의 시간 동안도 그랬지만
        오늘 하루도 당신을 제 안에서 제외하고
        살진 못했습니다..

        고통으로 사는 시간내내
        마지막을 위해
        그래도 무조건 당신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커피를 마시면 당신이 그립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만
        당신을 사랑하고자 하지만..

        벌써부터
        당신을 섬기는 것에 힘이 들고
        당신께로 가는 길이 자꾸만 좁아집니다..

        밤 사이
        무수히 떨어져 내린 봉숭아 꽃잎을 보며..

        가을이 다 지나기 전에
        한 장의 추억을 더 새기지 못한
        봉숭아 꽃물이 아쉽습니다..


        당신을 팽개치고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힘..

        어디서 고통을 삭이며 울어야 할 지도 모르면서
        힘도 없이 쓰러져 버리는 그리움을 안고
        가을 사람이 되어 거리를 걷습니다..

        당신과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인 지금,
        동행하는 그 누구도 없음이 더 초라하고
        이름도 모를 어느 거리 모퉁이에서
        찬 가슴 끌어 안고 쓰러질지라도..

        고통이 없는 곳이라면
        맘껏 당신과 함께 할 수 있는 곳이라면
        맨발로도 기꺼이 가겠습니다...................








        어디에서부터 올 것인가
        미리 예감하지 못하는
        젊은날의 죽음처럼
        처절히 토해 내어 온 사랑..

        항상 넉넉하지 못해
        굴곡진 그늘로만 자맥질하는 사랑 앞에..

        잡꽃 두어 송이 꺾어 들고
        키작은 아이처럼
        감사의 마음으로 서면..

        사랑 때문에
        당신의 기억 때문에
        투박한 소리로
        맥박은 펌프질하고..

        아직은 제자리에 머무를 뿐인
        당신과의 인연에 대해 생각합니다..


        잿빛 구름의 하늘..

        이 도시를 가득 채운
        패배의 멍에를 안고..

        스무 다섯 해
        봄 같은 날만 연거푸 하기에는
        당신의 횡포는 갈수록 심해집니다..

        그럴수록
        제 자신에 대한 이기심만
        자꾸 커 가고..

        영원한 제 정신의 채무 관계로
        당신과 매듭지어진다는 겁니다..

        당신과의 인연이란 건......................








        당신을 알고 사는 인생..

        내내 서러운 날들 뿐이었습니다..

        생각이 당신을 다 이겨
        눈물만 더 친숙해져..

        단 하루도
        제 맘대로 당신께 매달릴 수 없었던
        서러운 날들 뿐이었습니다..

        사랑합니다..

        죽어서도 당신께 할 말이 있다면
        그것뿐입니다..

        아직은 제 사람이 아니면서
        영원히 제 사람이 될 수도 없으면서
        당신 하나만을 섬기는
        참 어려운 사랑살이입니다..

        가슴에 남아 있는 태산 같은 말들은
        이적지 다 하지 못하고..

        냉가슴으로 당신께 문을 여는 아침은
        참 쓸쓸합니다.............................








        당신을 이해할 수 있는 감정들을
        더 이상 제겐 바랄 수 없습니다..

        많은 날,
        내내 눈물뿐이었다는 걸 안다면
        더 이상 한 번만 더
        물러서 달라고도 못하겠습니다..

        제 인생에서
        어떤 숙명적인 관계로
        미리 단정지어졌던
        당신과의 인연 사슬이라 하더라도
        이제는 그것마저 거부하고 싶습니다..

        한 번도 당신에게 이겨 보지도 못하고
        돌아와 밤마다 그리움의 병을 앓고도..

        아침이면,
        다시 당신께로 찾아가는
        헛된 짓만 되풀이하다가..

        어느 한 날에라도
        당신을 이기는 날을 맞을 수 있다면..

        동안의 모든 잘못들을
        다 용서해 주고 싶습니다.......................








        당신에 대해
        시시각각 변하는 제 태도에..

        어떤 때는
        제 자신조차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가슴에는
        사랑만 담겨져 있다는 걸 압니다..


        아무것도 아니면서
        당신께 고통만 짊어 지우고도..

        당신과 하나되어 호흡하고자 하는
        이기의 욕심은
        눈덩이처럼 불어..

        어떤 때는
        당신에게서 제일 못된 이가 되기도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안된 사람이
        마지막 남은 사랑까지도 잃는 처량함이
        제게도 남겨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며도..

        당신께선 제 몸 어디엔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소중한 사람이라
        이별은 연습조차 하기도 싫습니다...................












     

     

     

    출처 : 당신
    글쓴이 : 하늘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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