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말들

[스크랩] 그대도 나처럼 아픈지 - 김정한

몽땅아트 2005. 4. 18. 15:22


    
    
    

    제 몸을 부풀리던 산 그림자 보이질 않는다 노을에 베인 어둠은 몰아쉬는 마지막 숨결이 가쁘다 그대 있는 곳으로 기울던 사랑은 그리움의 집 한 채를 짓는다 그대의 이름석자가 담긴 문패를 대문 앞에 내단다 늦은 밤 온몸을 휘감는 붉은 선율 모차르트 교향곡이 내 몸을 아름답게 매질한다 얼핏 보이는 당신이 남긴 사랑의 흔적이 날 울린다 40도가 넘는 뜨거운 사랑의 체온에도 500밀리가 넘는 슬픔의 폭우에도 그대와 난 길들여져 있다 평화로운 그대라는 섬에 갈 수만 있다면 한줌 어슴프레 남은 보일 듯 말 듯한 그리움을 안고 무서운 해일이라도 헤쳐나가야 한다 중심 잡지못한 곡예사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쓰러질 듯한 아찔한 삶의 몸부림 그대 있는 섬을 향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 그대를 만난다 그대의 핏기없는 웃음이 날 위로한다 난 늘 아프다 그대를 만나서 아프고 그대를 못 만나서 아프다 그대도 나처럼 아픈지...

출처 : 그대도 나처럼 아픈지 - 김정한
글쓴이 : 정중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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